마쯔리란 무엇인가?
김성수
2020-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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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본론- 마쯔리란 무엇인가?
가) 마쯔리의 개요
마쯔리의 기원
현재 일본은 사계절을 통하여 전국 각지에서 마쯔리가 개최되고 있다. 이러한 마쯔리는 이들의 생활에 어울리는 풍토(산, 바다, 강, 평야)와 기후에 의한 신앙행사의 하나로 거행되어 왔으며, 사회와 역사의 발전에 따라 더욱 풍요로워지고 있다.
마쯔리를 크게 나누어 보면 다음의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자연신앙에 의한 것, 신도(神道)에 의한 것, 불교(仏教)에 의한 것, 음양도(陰陽道), 슈겐도(修験道)에 의한 것)
예로부터 일본은 물과 숲이 풍부하여 벼농사를 비롯한 농업과 어업이 중심을 이루었으며, 이에 따라 태양이나 비, 바람 등 자연의 에너지가 가장 중요시되어 왔다. 고대 씨족(氏族)인 선조나 마을을 개척자를 신(神)으로 받드는 습관도 있었다.
자연숭배, 조령신앙(祖霊信仰) 등의 신앙형태는 점차 특징 있는 의례와 신앙형태를 만들어 갔으며 이러한 신들의 활동에 대한 감사, 기원, 외경(畏敬)이라고 하는 고래의 진기신앙(神祇信仰)은 일본민족 고유의 신앙인 신도(神道)라는 종교의 중핵으로 자리잡게 된다. 특히 습속(習俗), 인생의례, 연중행사(年中行事) 등은 하나의 (民俗神道)로서 발전해 갔다.
불교는 시대의 변천에 따라 각 종파에 의하여 발전되어 왔으며, 특히 인도의 밀교(密教)가 도입된 진언종(真言宗)과 천태종(天台宗)은 산악수업을 중심으로 산의 신앙을 넓혔다. 이 때문에 일본인의 사후세계는 영산(靈山)에 사령(死霊)이 머무른 후, 천계(天界)로 오르는 것으로 되어 있다. 사자공양(死者供養)은 33년 또는 55년이나 계속할 정도로 극진한 전통을 키워 왔으며, 불교는 신도(神道)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고 신불습합(神仏習合: 신도와 불교의 습합)을 이루게 된다.
음양도(陰陽道)는 특히 사람들의 길흉감각(吉凶感覚)과 신도(神道)의 의례 등에 영향을 미쳤고, 슈겐도(修験道)는 그 자체가 신불습합(神仏習合)의 산물로서 근대의 교단신도(教団神道)의 형성에 주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민속신도(民俗神道)의 변천
마쯔리와 가장 관련이 깊은 민속신도(民俗神道)적인 부분도 도시화, 공업화 등에 따른 생활형태의 변화로 조금씩 변용(変容)되어 왔다. 근세 말기의 농업인구는 전체인구의 8할에 해당되었다고 하나, 지금은 1할도 되지 않는다. 도작문화(稲作文化)와 깊이 연결되어 있던 민속신도(民俗神道)가 점차 그 내실을 잃어 가는 경향에 따라 마쯔리도 이벤트화하고 있으며, 종교성이 엷어지고 있는 듯한 현상도 자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공동체나 지역사회가 갖고 있는 특성이 없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마쯔리가 신도(神道), 특히 일본 문화의 가장 큰 특징의 하나라는 점에는 변화가 없으며 오히려 민속신도(民俗神道)적인 부분은 근대화의 과정에서 그 뿌리가 더욱 깊어져 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연중 마쯔리
1년 12개월, 거의 균등하게 순환되는 일본의 사계절 가운데 마쯔리가 많은 달은 겨울의 정월과 여름의 오본(お盆: 百中, 구 음력 7월 보름, 현재 양력 8월)이다. 정월은 새로운 해(年)의 부(富:생산)를 가져다 주는 세덕신(歳徳神)이 가가(家家)를 방문하여 천지가 새롭게 태동하는 시기이다.
거의 1년에 걸치는 벼농사에 대한 축복을 기원하는 「논놀이」(田遊び: 좋은 토지를 골라 모심기, 여자도 함께 함)가 1~2월부터 모내기 전까지 전국적으로 행하여지며, 각지의 고사(古寺;관음신앙이 많다)에서는 수정회(修正会)나 수인회(修仁会)를 세해의 풍작기원으로 불전(仏前)에서 거행한다. 이 마쯔리를 민간에서는 「오코나이」〔おこない : 불도수행(仏道修行), 근행(勤行)〕라고 하며, 마을 사람들의 가장 진지한 행사였다.
지역공동체인 정(町), 촌(村) 전체가 참여하는 전통행사는 봄이 오기 전의 기년제(祈年祭)와 수확제(収穫祭)가 끝난 후인 11월의 상월신락(霜月神樂)이 가장 중요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상월신락(霜月神樂)은 관사(官社: 국가가 관리한 대, 중, 소의 신사)의 의식으로서 뿐만 아니라, 민산의 촌사(村社)나 슈겐도(修験道) 신앙의 곤겐샤(権現社) 등에서 널리 거행되었다. 이것은 수확된 벼이삭이 다음 대의 자손을 불리어 가듯이 종자의 생산행위가 무사히 의식으로서 거행된다는 주술적(呪術的)인 의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남녀의 결혼, 여성의 임신, 분만 등에 준하여 의식화하고 연극화했던 것이다.
마쯔리와 민속예능
일본의 종교는 고대 율령제(律令祭)에 의하여 국가와 깊이 관계하고 있었기 때문에 신사(神社)의 신도의식(神道儀式)과 사찰의 법회(法会: 불교의식)의 많은 부분이 생산을 위한 생활의 기원으로서 계속되어 왔다. 특히 천황(天皇)이 즉위하는 해의 수확감사제는 민간의 상월제(霜月祭)를 전국적인 스케일로 확대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명신대사(名神大社)나 고대사(古大寺)의 제례보다도 지방의 생활에 뿌리를 내려 왔던 연중행사인 마쯔리야말로 일본인의 진짜 문화를 파악할 수가 있는데, 이는 조직에 들어 있는 유명한 신궁(神宮)이 형식을 최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활기를 폭발시키는 민중의 마쯔리에는 「알몸축제(裸祭り)」,「불축제(火祭り)」,「논놀이(田遊び)」,「기온축제(祇園祝祭)」등 다양하다. 민중에 있어 1년1회의 최대의 즐거움(지상에서 천국의 즐거움을 체험함)은 마쯔리의 축연이었기 때문에, 신(神)을 대접하는 명목의 신병(神餠)〔진수성찬〕뿐만 아니라 가무, 교겐 등의 예능도 각 지역마다 서로 다르면서도 풍부하게 발전되어 왔다.
이러한 신사예능(神事芸能)은 신(神)들과 함계 오랫동안 놀 수 있어서 마을 사람들에게는 큰 즐거움이 되기도 하였다. 신(神)이 가납(嘉納)하여 주시면, 새해 풍작에의 모든 염원을 성취할 수 있다고 믿어 왔던 것이다. 이 때문에 민속예능은 거의 대부분이 마쯔리의 마당에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예능의 종류는 대단히 많으나, 이를 대략 1)신락(神樂), 2)전락(田樂), 3)풍류(風流), 4)축복례(祝福芸), 5)외래계(外来系)로 나눌 수 있다.
마쯔리의 의미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일본 고유의 마쯔리는 생활환경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과 바다와 산천, 동물 등의 활력을 신(神)으로 간주하여 생활의 발전을 기원했으며 아이누(あいぬ :홋카이도(北海道)의 원주민)의 고식(古式)마쯔리 등이 그 예에 해당된다. 대륙으로부터 도래되었다고 여겨지는 씨족(氏族)의 마쯔리는 조상숭배(祖上崇拝)를 중심으로 하였고, 특정한 날 조상의 묘소에 음식을 봉제(奉済)하고 예능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이것은 중국 고대 묘묘(墓廟)의 화상석(画像石)에 조각되어 있는 그림 등에서 볼 수 있다.
그 외에 개인과 집단생활에 곤란을 초래하는 기근과 질병 등에 대처하는 기원이나 주술도 마쯔리의 주지(主旨)로서 계승되고 있다. 정월이나 소정월의 산신(山神)과 농작기원(農作祈願), 2월의 도작기원(稲作祈願) 기년제(祈年済), 질병퇴산기원(疾病退散祈願) 기온텐노마쯔리(祇園天王祭) 등은 전국에서 볼 수 있다. 또한 옛날의 연중행사 가운데 잔존하고 있는 민속적인 소행사가 거행됨으로써 마쯔리를 보다 다채롭게 해 주고 있다.
고사대사(古社大寺)의 예제(龋祭)와 법회(法会)는 형식화되면서 전승되고 있는 경우도 있으나, 본래는 슈겐도(修験道)의 신불혼합양식(神仏混合様式)이었던 것으로도 보여진다.
나)마쯔리의 심벌리즘(Symbolism)
마쯔리의 상징
마쯔리는 의식으로 연출되고 예능으로 승화되는 것으로 보통의 무대와 다른 것은 형태를 표시하는 여러 가지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쯔리에서는 성스러운 장소를 표시하는 높은 깃발, 주련승(注連縄), 세죽(笹竹), 공물(供物)과 그 상(床), 제사(祭司)와 그 보조 신관(神官), 무녀(巫女), 영인[令人 : 악인(樂人)과 무수(舞手)], 씨자(氏子 : 같은 씨족신을 모시는 사람들)의 대표나 신자(信者)의 참석도 필요로 한다.
또한 세심히 살펴보면 오행오색(五行五色)의 의상이나 장식, 사천의 호법신(護法神 : 현무(玄武), 주작(朱雀), 백호(白虎), 청룡(青竜), 지수(紙垂)나 천개(天蓋), 절지(切紙), 수초채물(手草採物) 등 여러 가지를 볼 수 있다. 궁시(弓矢), 검(剣), 태도(太刀), 거울 등의 신보(神宝)를 공개하는 일도 있으며, 태고(太鼓), 피리, 북, 빈자사라[びんざさら; 박(拍), 박판, 수십 장의 얇은 대나무, 나무 판자를 끈에 꿰어, 그것을 흔들어 소리를 내는 악기] 등의 악기도 추가된다.
따라서 각각이 상징하는 의미와 그 본질을 아는 일은 곧 마쯔리를 이해하는 것이 되며, 세계의 종교를 그 상징의 입구에서 보면 <수(水)와 녹(緑)>의 일점(一点)에 집중되고 있다.
카톨릭교회의 입구에는 파상선(波状線)의 기둥과, 포도만초의 띠가 둘러싸고 있어, 때마침 그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순례자도 아사직전의 걸식자도 모두 구원될 수 있다고 암시하고 있다. 이슬람교 국가에서는 야자(椰子)와 渓流)의 현실로서 성벽(城壁)의 철창(鉄窓)에 끼워진 철상(鉄像)의 당초모양(唐草模様)이 되고 있다. 이 아라비아풍의 모양은 중부 유럽에서는 프랑스창의 베란다 난간 등의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이 물과 초목은 우선 신목(神木)외에 신전(神前)의 주련승이 되고 있다. 이즈모오야시로(出雲大社)등에 걸려지는 대주련승은 특히 거대하며, 그 꼰 방법은 유럽의 수파(水波)나 물을 훔치는 물수건과 같다. 동시에 미즈호(みずほ: 벼이삭)이라고 불리우는 물과 풀이 합체된 도초(稲草), 이를 일본에서는 부초(富草)라고도 불리어 왔다. 신성(神聖)이란 내부의 의미가 인간의 생의 근원요소(根源要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내면의 의미
외부로부터의 <분류>나 <형(形)과 심(心)만으로는 표층을 보는 것에 불과하다.
내면의 의미를 마쯔리의 제반 행위와 도구로부터 발견할 때에 일본인의 신성관이 명료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면 마쯔리의 봉사자나 신관이 미소기(みそぎ; 죄,부정(不浄)등을 씻기 위하여 냇물로 목욕재계함)를 중시하여 3개월 전부터 치제(致祭; 느슨한 결제)를, 그리고 1개월 전부터 산제(散剤; 엄한 결제)를 행함으로써 정결하고 정성스럽게 마쯔리르 거행한다.
무구청정으로 조금이라도 신에게 가까이 가려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며, 이것이야말로 마쯔리가 문화로서의 가치를 갖는 이유다. 진실 영원한 것은 항상 청결, 무한에 있기 때문이다. 한 톨이라도 많은 벼의 수확을 기원하면서 노동에 열중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있어서 내일에의 향상심을 가져다 주는 것은 마쯔리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일본인들에게 마쯔리가 종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으로서, 논한다든다 쓴다든가 하여 영리한 체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마쯔리의 구성
마쯔리의 하나의 극장에 해당된다. 동양에서는 천(天) 지(地) 인(人)을 수직축의 단계로 하여 동 서 남 북 중앙을 오방의 공간으로 하고 있으며, 동시에 동(東)-춘(春)-녹(綠), 남(南)-하(夏)-적(赤), 서(西)-추(秋)-백(白), 북(北)-동(冬)-흑(黒), 중앙(中央)-토용(土用)-황(黄)으로 하는 오행역학을 채용해 왔다. 또한 시간의 십간십이지(十干十二支)는 모두 복을 가져오는 향상선상(向上線上)에 맞추어 옴으로써, 현대에 있어서도 결혼식은 대안길일(大安吉日), 장례식은 불멸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일 년에 한 번인 대제, 예제 등도 모두 음력에 따라 실시해 왔으나, 메이지유신(明治維新)에 의한 양력의 사용과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토요일 또는 일요일의 채용 등에 의하여 대폭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음력을 선택하고 있는 소수의 마쯔리도 존속하고 있어 그 격조는 지켜지고 있다. 그 이유는 마쯔리도 시대와 함께 변화하고 있는 인간사회의 의식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옛 의식을 엄수하려고 노력함으로써 그 근원이 갖는 의미를 잃지 않도록 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신불습합(神仏習合)
시간내에 행하여지는 마쯔리의 구성은 준비 신영접 제전 신환송 축연 등으로 이루어지며, 가무예능이 중심이 되는 것도 많이 있다. 그것은 극락정토의 천인을 지상으로 불러내는 것에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원신도라고 불리우는 자연만유속에서 신을 찾아냈던 일본인들은 불교가 들어오면서 근엄위경(謹厳威敬)해야 할 타자와 피안을 알게 되었고, 이에 대한 동경과 함께 신앙 속에서 살아 왔다. 이처럼 불교가 신도에 잘 융합됨으로써 일본인들은 심오한 자연관을 갖게 되었다.
즉, 이율을 초월한 상하, 좌우, 고저, 원근, 선악, 청결과 불결, 미추 등의 현상에 사로잡히지 않는 정각을 최고의 것으로 할 수가 있었으며, 생멸, 차피, 와복으로서의 사생관을 의례에 의해 유지해 온 것이다.
신의 미코시(神輿; 신위를 모신 가마)가 마을 안을 돌고, 돌아올 때에는 장례식에서의 야변송별의 엄숙함이 따르며, 신이 강림하는 듯한 활기는 마치 어린이 탄생의 즐거움에 휩싸이는 것과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청년들이 넓적다리를 드러내고 멘 신의 미코시는 비상하는 신을 나타내고 있듯이 활력에 넘쳐 있다.
예능에 있어서도 정토연지(浄土蓮池)의 무악에서부터 사사연년(社寺延年)의 연(宴), 그리고 남녀노소가 거꾸로 가장하여 만월의 밑에서 윤무로 밤을 지새우는 우란분(盆舞り), 엄동상월의 부정을 씻는 수많은 시락 등 어느 것이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교회의 의식과 오락만인 서양의 축제와는 상당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마쯔리는 풍토와 인정을 결함시킨 삼자일체의 행사이다. 그러나 현대의 환경오염이나 개인주의가 전통 마쯔리의 찬란함을 약화시켜 오고 있지만 멀리 떨어진 산촌이나 이도(離島)에는 오늘날에도 전통의 마쯔리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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