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목회칼럼
일흔한살 독신의 초상화
지난 주간에는 우리 부부는 사카이시의 고향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그곳에는 조국을 떠나 한평생 이방 땅에서 고생하시다 늙어 홀로 되신 노인분들이 윤기 원장님과 더불어 80여 명이 함께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의 평균 연령이 84살이라고 합니다. 그곳에는 이 분들의 건강을 돌보며 남은 삶을 살아가고 계시는 시모조 후미오(下條文雄)라는 일본 분이 계셨습니다.
그는 원래 내과 의사로 평생을 살아오시다가 은퇴하시기 전에 신학을 미리 공부하시고 70살이 되어서야 목사님이 되었습니다.
40여 년간 오사카 덴마교회의 성도로 교회를 섬기시다가 사카이의 이 고향의 집 근처에 있는 자신의 집을 덴마교회 전도소로 하나님께 바치고, 그곳에서 스스로 목회를 시작하면서, 동시에 의사로서 이 고향의 집의 노인들도 돌보고 계시는데, 안타까운 것은 이미 2년 반 전에 사모님이 지병으로 소천하시고, 자녀가 두 분인데 위로 따님은 출가하고, 아들은 미국에 가 있으므로 시모조 목사님은 홀로 살고 계셨습니다. 그런데도 그분은 자신의 삶을 구체적으로 계획하여 인생과 재물을 아낌없이 사람을 섬기고 하나님을 섬기는데 소리도 없이 최선을 다하고 계시는데 저는 두고두고 감동이 왔습니다.
칠십이 넘으셨는데도 조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젊은이 못지않은 활동력과 생에 대한 의욕이 여전해 보였습니다.
그분의 말씀이 하나님께 10년만 목회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나이에 재혼도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아내와 저는 그 집(교회)을 방문하여 다과를 들면서 이 이외에도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듣게 되었습니다. 숲이 사방에 둘러싸였고, 뒤뜰에는 대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모기에게 많이 물렸지만, 이번 동도교회의 단기선교팀이 고향의 집을 방문할 때, 꼭 청년들과 함께 이 전도소에 들려 홀아비 목사님을 다시 뵈리라 결심했습니다.
그리고는 식당에 나가서 후한 점심 식사도 대접을 받았습니다.
그분과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나누고 싶었지만, 다음 일정이 있어 식사를 대접받고는 우리는 오사카로 돌아왔습니다마는 왠지 그분의 얼굴에서 한 편 쓸쓸함의 잔재를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홀로 사시는 한 분 노인의 삶을 통해서 그리스도인의 참다운 영성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곧 사람을 섬기는 것이요, 주님의 이름으로 사람을 섬기는 것이 곧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아니겠습니다.
그리고 진정한 섬김은 자신의 소중한 것을 희생하는 것이라 생각해 보았습니다.
형제를 사랑하여 서로 우애하고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하며 부지런하여 게으러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로마서 1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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