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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聖米)의 유래
김성수 2020-03-15 추천 0 댓글 0 조회 602

 


 
 
한국교회의 전통 –성미(聖米)의 유래
최성묵

이미 없어진 지 오래된 교회도 있지만, 지금도 대부분의 교회마다 성미함(聖米函)이 있다. 주일 예배에 나오면서 각자 신발주머니 같은 성미주머니에 쌀을 가득 채워오는 것은 한국교회의 오랜 전통이다. 성미를 뜨는 이런 전통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우리에게 복음을 전하여준 서양선교사들은 빵을 주식으로 하기 때문에 이들이 가르쳐준 전통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한국교회의 성미의 전통은 1905년경에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1905년 남감리교 선교사로 개성에서 사역하고 있던 크램(W.G.Cram)은 지방 여성교인들이 전도인의 사례를 위해 적지 않은 돈을 내놓는 것을 보고 어떻게 여성들이 이 돈을 모았는가를 물었다. 그러자 그 여성지도자의 대답이 재미있었다. “제 가 담당한 지역의 교인들은 예수님 믿기 전에 귀신을 섬기는데도 아주 열심입니다. 이 여인들은 밥을 지을 때마다 식구 수대로 항아리에 한 숟갈씩 퍼서 모아두었다가 어느 정도 모이면 이것을 귀신을 섬기는 무당에게 갖다 바쳤습니다. 이 여인들이 예수님을 믿고 나서 생각해보니 적어도 우상을 섬기는 정도의 열심은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전처럼 밥을 지을 때마다 식구 수대로 한 숟갈 씩 퍼서 모았다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식구들의 평안을 빌면서 한 숟갈 한 숟갈 쌀을 떠서 무당에게 갖다 바쳤으나 이제는 주님의 일을 하는 전도사의 사례비를 드리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때 한 숟갈씩 성미를 뜨는 항아리를 ‘주님의 단지(The Lord’s Pot)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것도 덧붙여 알려 주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처음부터 자립신앙이 강했던 개성교인들이 생각해 낸 기발한 생각이었다. 초기 선교사들은 처음부터 한국교회의 자립을 강조하면서 선교하였다. 그 영향으로 한국교인들은 예배당을 짓고 교회를 운영하며 사역자를 사례하는 일을 스스로 알아서 해야했다. 그 때는 정말 뜨거운 열정이 있었다.

초기 교인들은 개종 후 예수교(그때는 야소교라 불렀다)야 말로 자신과 마을, 나아가서는 나라를 살리는 종교라 굳게 믿었다. 복음을 받아들인 후 가족부터 인가귀도하고 마을의 친지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처음에는 자신의 집 방 한 칸을 내어 예배처소로 삼아 정기적으로 모이기 시작한다. 옛날 집들은 방이 너무 작았다. 교인수가 20-30명쯤 되면 도저히 함께 예배드릴 수 없을 정도로 옹색해 지면 할 수 없이 새 예배당을 짓게 된다. 이렇게 되면 교인들이 나서 나무도 해오고 함께 흙벽돌을 만들어 좀 더 넓직한 예배당을 짓는다. 구조는 아주 단순하여 집 한 동을 통 채로 사용할 수 있게 짓는다. 이때 지역 선교사들도 건축비의 일부를 보조하거나 당시로는 귀한 유리문을 해주기도 하였다.

예배당 안에는 병풍이나 휘장을 쳐서 남녀가 서로 못 보게 했다. 이렇게 교회를 지은 후에도 담당 사역자를 모시기가 어려웠다. 사역자 수가 절대로 부족했던 시절이라 한 교회에 정착하여 목회하는 이가 거의 없었다. 몇 안되는 한국인 사역자는 한 순회구역(Circuit)을 맡아 넓은 지역을 순행해야 했다. 구역장 한 사람이 적게는 2-3개에서부터 많게는 10개가 넘는 교회를 맡아 순행하면서 사역하였다. 그래서 이 사역자의 생활비를 해당 구역에 속한 모든 교회가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책임을 감당해야 했다. 선교사들이 생활비의 일부를 주선해 주기도 했으나, 가능한 한국인 스스로 사역자의 생활을 책임지도록 하여 자립교회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 스스로 자립하기 위해 ‘성미’라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김진형목사(예산지방 죽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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