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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여 이젠 돌아가라
김성수 2020-05-01 추천 0 댓글 0 조회 578

<촛불이여 이젠 돌아가라>


최순실 사건의 첫 보도는 연휴를 넘기고 난 지난 10월 24일쯤으로 기억된다.
이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의 당혹감이나 자괴감은 약간의 분노를 드러낼 정도였다.
그래서 그런지 10월 29일에 시작된 1차 촛불집회로 부터 몇 차례의 촛불 집회에 대하여 응원은 하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그들의 심정을 이해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느꼈던 사건에 대한 당혹감이나 분노는 가라앉기 시작하면서 나라와 민족의 미래를 걱정하는 이성적인 사고가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탄핵 소추가 국회를 통과하기 전에 나타났던 정치적 혼란과 진통들을 통해서 여러 가지의 유언비어가 나도는 가운데,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촛불의 행렬은 여전했고, 탄핵소추가 여야당의 합작으로 통과될 때 까지만 해도 한국 민주주의가 살아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깜도 안되는 300명의 국회의원들과 촛불에 흔들리는 일부 언론은 별도로 하고),
그러나 촛불은 오늘 12월 17일의 영하를 내려가는 기온에도 불구하고 꺼질 줄 모르고 몰려가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가졌던 일말의 의구심이 강하게 밀려오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인간의 상식으로 생각하면 이렇게 끈질기게 타오르는 촛불의 의도가 무엇이며 그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고 탄핵과 하야를 외치는 그 열정과 애국심을 차라리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불태운다면 더 아름답고 소중한 결과를 만들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촛불의 행렬이 휩쓸고 간 그 뒷자리를 보라.
이미 그들은 국민들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도 부정하고, 국회의 결정도 걷어차 버리고, 심지어 헌법 재판소마저 불신하고 있으며, 오직 촛불의 힘만 믿고 어디론지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촛불을 밝히고 떼거리로 몰려가는 그 끝은 과연 어디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나는 감히 단언하건데 이 촛불은 이미 쇠고기 파동에서도 거짓에 범벅이 된 언론에 속아 헛발질을 하지 않았던가.
이로 인하여 나라와 백성들이 당한 어려움은 얼마였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또 다시 촛불을 들고 달려가며 외치는 그들의 모습은, 민주주의의 탈을 쓴 인민재판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부모가 죄를 범했다고 그를 향하여 돌팔매질을 하고 멱살을 잡아끌어 패대기칠 자식이 세상에 어디에 있겠는가?
마찬가지로 대통령의 범죄로 말미암아 우리의 자존감이 짓밟히고, 내 감정에 상처를 입었다고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명예나 인간의 존엄성까지 똑같이 밟아버리고 짓뭉개버린다면 과연 우리가 민주주의를 지키며 그 권리를 행사하는 국민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대통령도 인간이고 보면, 우리처럼 허물도 있고 실수도 있고, 꼴사나운 모습도 있을 수 있으며 때로는 법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죄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범죄한 대통령을 향하여 촛불을 들고 분노하는 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지만, 적어도 우리는 이러한 대통령 보다는 국가의 근간이 되는 법과 질서를 지키는 더욱 성숙한 시민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며 더 귀중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이 촛불의 행렬의 목적이 무엇이겠는가?
범죄한 대통령에게 씻을 수 없는 모욕과 상처와 고통을 듬뿍 안겨 주어서, 마치 대통령이 된 것을 영원토록 후회하도록 만들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러고 보면 이제는 범죄한 대통령에 대하여 불쌍한 마음과 동정심이 생기는 것은 어디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위기를 만난 대한민국의 국민의 한 사람이라면, 앞으로는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헌법 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면서 모든 사람들이 지혜를 모으고 서로 손을 잡고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서 힘을 모은다면, 위기는 도리어 기회가 되고 지금의 고통은 장차 이 민족에게 영광이 될 것이라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추운 겨울에도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뜨거운 촛불들이여, 이제는 촛불을 내려놓고 집으로 돌아가라.
예수님도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혀온 여인에게,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으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고 하셨고, 범죄한 그녀를 향하여 살기등등한 채로 팔을 걷어 부치고 돌멩이를 들고 서 있던 사람들을 향하여 하신 말씀이 무엇인가?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는 것이었다(요8:3-11).
대통령을 향하여 분노의 마음으로 행진하는 촛불들이여, 당신들은 이 예수님보다 더 정의롭고 간음한 이 여인을 용서하신 예수님보다 더 깨끗한 사람들인가?
그렇지 않으면 이제 그 촛불을 내려놓고 집으로 돌아가서 헌법 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라.
이것이 진정으로 나라와 민족을 위한 것이 아니겠는가.

2016.12.17. 고 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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