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156 「문화의 차이, 2」 사실로 말하자면, 일본생활 25년 동안에 경험한 경찰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일본에 처음 와서는 6개월씩 체류기간을 연장했는데, 연장을 하면 14일 이내에 구청에 신고를 하고, 외국인등록증에 기재를 해야 하는데, 신고는 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신고 상태가 되어 고발을 당했습니다. 경찰서에 불려가서 아무리 설명해도 증명해 낼 길이 없는 것도 억울한데, 마침 그 날이 수요일이었고 무려 5시간을 소비하면서 온갖 잡다한 내용을 가지고 취조를 받고 보니, 교회 예배 시간도 지나버렸고, 그것이 두고두고 괘씸했습니다. 저의 선배 목사님도 쓰레기 더미에 버려진 자전거를 보고, 유학생에게 주면 좋겠다 싶어서 그것을 타고 가다가 경찰에게 자전거 도둑으로 몰렸고, 보육원 원장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큰 죄인처럼 다루는데 시말서 쓰고, 벌금 물고, 사모님도 호출을 당하고, 호되게 당했다고 두고두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일본인이라면 대강 넘어갈 일들도 외국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덤으로 당하는 일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마는, 외국생활이라 생각하고 참고 지내고는 있지만, 일단 경찰에 걸리면 뒷맛이 두고두고 아주 나쁜 것은 사실입니다. 마침 함께 차를 타고 갔던 아들은 자초지종을 놓고 평가하기를, 일단 일본 사람들은 상대방이 경찰에게 걸리면 흥분상태에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부드러운 대화로 상대방을 안심시키기 위해 이런 저런 말들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마는, 한국인의 기질에서 보자면 이것은 도리어 역효과를 가져 올 수 있습니다. 경찰의 태도를 보면, 대개는 그냥 눈감아 주려니 생각하게 되고, 이쪽에서도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최대한 노력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시간은 시간대로 낭비하고, 조금은 비굴하리 만치 굽실거린 결과와는 아랑곳없이, 용서 없는 벌금 7천엥과 2점의 감점 처분을 받고 만다는 사실에서 일종의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원칙대로 할 것 같으면 처음부터 그렇게 나올 것이지 왜 잔뜩 기대감을 갖게 만들고는 나중에 뒤통수를 치느냐는 것입니다. 위반한 내 자신도 나쁘지만, 경찰의 태도가 더 미웠던 것입니다. 그러나 다음 날 새벽기도에 나가 엎드려 기도하는 중에 제 자신의 태도와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고 부끄러웠던지 펑펑 울고 말았습니다. 일본 선교사라고 하면서 일본 사람을 사랑하지 않았던 제 자신이 너무 못나고 슬펐던 것입니다. 사도요한은,「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오직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일요4:10)셨다고 하셨으니, 일본 사람이 우리를 사랑할 수는 없는 일이나, 우리는 일본 사람을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참 사랑에는 인종과 문화의 차이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고 영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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