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169 「하나님이 하시는 일」 지난달의 어느 주일 저녁에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식사 후에 텔레비전을 켜니「내일의 기억」이라는 영화가 막 시작되었다. 「라스트 사무라이」에서「톰 크루즈」와 공연했던 「와다나베 겐」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였는데, 그 내용은 이랬다. 광고회사에 근무하는 주인공은 아내와 둘이서 살면서 49살을 맞이한다. 그러나 무남독녀의 결혼을 앞두고 갑자기 심해진 건망증으로 인하여 불안한 마음으로 병원을 찾는데「알츠하이머」라고 진단을 받는다. 주인공은 직장 동료들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고, 거래처와의 약속을 새카맣게 잊어버리고, 심지어 자신이 평생 다녔던 회사의 길도 잊어버리며, 늘 다니던 길이 낮선 풍경으로 변하고 말았다. 처음에는 그럴 리가 없다고 자신에게 일어난 이 모든 현실을 부정하고 반발하다가, 거부, 분노, 파괴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이미 1%의 승산도 없는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되고, 그의 아내는 남편의 증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부부의 마지막 애정을 간호에 쏟는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언제나 찬란하고, 모든 것이 톱니바퀴처럼 잘 물려 돌아가는 것 같은데, 우리가 미쳐 알지 못하는 그 뒤안길에는 이처럼 남모르게 갈등하며, 고통하면서 무너져 내리는 인생들이 얼마나 많은가? 심지어 믿음의 공동체인 교회 안에서도 성도들의 간절한 기도에도 불구하고 불치병에 걸려 고통 중에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과, 삶의 전쟁터에서 만신창이가 되어 버린 사람들, 그리고 이 모양 저 모양으로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을 향하여 우리는 단순하게 믿음이 부족타고만 생각할 수 있을 것인가? 이번 아프간의 인질사건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인간이 쉽게 이해할 수 없고, 스스로에게 도무지 용납되어지지 아니하는 삶의 문제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전도서에「하나님의 모든 행사를 살펴보니 해 아래서 하시는 일을 사람이 능히 깨달을 수 없도다 사람이 아무리 애써 궁구할지라도 능히 깨닫지 못하나니 비록 지혜자가 아노라 할지라도 능히 깨닫지 못하」(전도서8:17)게 하신 것은, 신자나 불신자나 그 생명과 연수가 하나님의 손안에 있어서 그의 계획하심을 따라 우리를 이끄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확신하는 것은, 그 어떤 환경과 조건 속에 있을지라도 하나님은 믿는 자와 함께 하시며, 어려움을 통하여 도리어 우리를 온전하게 하시는 분임을 믿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의사는「와다나베 겐」에게 치료할 약이, 방법이 없다고 절망만 할 수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면 된다고 했듯이, 우리는 문제를 해결할 능력은 없어도,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는 믿음은 내가 할 수 있으며,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계획과 인도하심 속에도,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십자가에 내어주신 그분의 사랑이 있음을 믿는 믿음이 필요하다. - 고 영수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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