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의 바닷가에서
김성수
2020-05-01
추천 0
댓글 0
조회 573
재난의 바닷가에서
17년간 키우면서 온갖 정성과 희생을 쏟아 부어도
아깝지 않던 제 자식을
수학여행 길의 저 바다에 묻어버린 부모는
오늘도 바닷가를 떠날 수 없다.
다시는 품에 앉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자식을 그리는 부모는
바다를 향해 결코 등을 돌릴 수가 없는 것은
제 자식만큼은 행여 살아 돌아올 것만 같기 때문이다.
이 재난이 꿈이라면 이 꿈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무엇을 주고도 아깝지 않을 것이고,
이 슬픔을 배를 타기 하룻밤 전으로 돌릴 수만 있다면
생명이라도 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인데,
하늘의 태양이 이 마음을 알겠는가,
저 무심한 바다가 알겠는가.
그러나 우리에게 부활의 소망이 있다면
이별은 슬픔으로 끝나지 않으며,
찢어지는 가슴은 상처 대신에
위로와 소망으로 채울 수 있을 것이며,
더 많은 이별과 더 많은 아픔들과 눈물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며,
저 바다를 덮고 있는 물처럼
온 세상을 믿음과 소망과 사랑으로 덮을 수 있으리라.
고 영수 목사
2014. 4. 21.
댓글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