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060
「교회의 트랜드」
어느 책에 보니, 과거 인류가 5천년 동안 접해 온 정보의 양보다는, 오늘날 우리가 아침마다 펼쳐보는 조간 신문의 전체 기사와 광고에 실려 있는 정보의 양이 더 많다고 하니 조금은 아연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사는 시대는 넘치는 정보에 비례하여 급속히 변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트랜드(TREND)」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 시대가 가져오고 있는 변화가,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조차 미처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그 속도가 빠르다는데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잘 통하던 방법들이 오늘에는 그 효과를 잃어버리고, 지금까지 절대 가치로 부여해 오던 것들이 송두리째 무너져 내리면서 더 이상 가치 없는 존재로 전락해 버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은 방향을 잃고 혼란에 빠지는가하면, 일부의 사람들은 신속하게 이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적응함으로 도리어 자신들의 미래와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세상의 한 가운데 서 있는 교회도 이런「트랜드」에서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주님도 말씀하시길, 「너희가 천기는 분별할 줄 알면서 시대의 표적은 분별할 수 없느냐」(마16:3하) 하셨고, 새 포도주의 비유를 통해서도 새 시대의 도래를 말씀하시면서 우리의 변화를 촉구하셨습니다.
현대교회의 위기는 바로 이런 변화 속에서 교회가 어떻게 적응하고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지 알지 못하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변화되어야만 할 가변적인 것들은 정작 변화되기는커녕 더욱 고착화되어가고 있으며, 변화되어서는 안될 절대적인 것들을 쉽사리 허물어 버림으로, 교회는 교회로서의 절대성과 자기 정체성을 잃어버린 채 표류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교회가 세상에서 주님께 받은 사명이 무엇이며, 교회의 진정한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살펴서 그것을 선포하며 구체적으로 학습해야 할 것입니다.
진정한 영적 「트랜드」는 교회의 부흥이나 교회가 힘과 능력을 얻어 세상을 변화시키기 이전에, 먼저 우리 자신들의 내적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바쁘게 움직이고 더 많은 선교의 과제들을 실행하다보면, 자주 우리는 본질에서 벗어나기 마련입니다. 이 시대의 요구에 대한 민감한 반응으로서의 변화가 아니라, 주님의 선하신 뜻과 우리에게 주신 사명에 대한 올바른 반응으로서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 일을 위해 주님은 밤새도록 겟세마네 동산에서 고민하며 기도하셨습니다.
2005.8.14. 고 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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