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060
「한국판 워트게이트」
워터게이트사건이라고 하면, 1972년 6월 미국의 닉슨 대통령 재선을 노린 대통령 주변의 사람들이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워터게이트빌딩)에 침입, 도청 장치한 것이 발각되어, 74년에 닉슨은 대통령직을 사임하게 된 사건입니다. 이 도청사건에는 대통령보좌관 등이 관계하였고, 대통령 자신도 무마공작에 나섰던 사실이 드러나, 74년 8월 하원 사법위원회에서 대통령탄핵결의가 가결됨에 따라 임기 도중에 대통령이 사임한 첫 케이스가 되었습니다. 남의 말을 엿듣는 도청, 감청이라는 것이 민주주의 양심으로는 도무지 용납할 수 없는 파렴치한 범죄 행위였기에 미국 국민들과 사법부가 하나가 되어 대통령의 부정과 싸워 이긴 민주주의 수호의 상징이 된 사건입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한국의 역대 정권들이 비밀리에 행한 도청, 감청 의 범죄 행위가, 국정원(옛 안기부) 스스로의 양심 자백을 통해 만 천하에 드러남으로 추악한 권력의 실태가 지금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현 정권의 또 다른 음모가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나옵니다마는, 일반 휴대전화까지 엿들었다고 하니, 국가의 위정자와 그 주변의 정치세력들, 공무원들의 마비된 양심 내지는 도덕성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 충격과 부끄러움을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역대 정권들의 공통점은 겉으로는 그런 일이 없다고 맹세하며 이면에서는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는 그런 일들을 당연한 듯이 행사하였다고 하니, 과연 희랍 신화에 나오는 야누스의 두 얼굴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花無十日紅(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말도 있는데, 순간적인 권세를 연명하기 위해 온갖 술수를 펼친 끝에 찾아 온 한국 정치사는 아무도 그 어떤 말도 믿을 수 없는 총체적인 불신과 타락을, 그리고 끝없이 추락하는 대한민국을 가져다 주었을 뿐입니다.
권모술수와 물질만능이 극에 달했고, 타락한 삶이 죄가 아니라 보편화된 삶의 방식이 되고 있는 이 시대에게 남은 길은 소돔 고모라성의 재현 이외에는 길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내 나라 내 민족이야말로, 의인 열 명이 없어 망한 소돔성 될까 가슴에 불이 붙습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교회가 속히 의롭고 선한 길을 선택하고 희생하는 마음으로 민족의 십자가를 져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느헤미아와 같은 지도자, 스가랴같은 선지자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런 인물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그런 인물이 되도록 노력할 때, 하나님은 그 시대를 위해 필요한 일꾼을 보내시는 것입니다.
혼란스러웠던 사사기 시대를 가리켜 성경은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 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각 그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삿21:25). 어려운 시대일수록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말씀을 따라 자신을 깨끗케 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었으면 합니다.
2008.8.14. 고 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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