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055
「당신의 참 모습을 보았습니까」
알베르 카뮤의 소설「전락」의 주인공인 클레망스는 프랑스 파리에서 상류층을 주 고객으로 하는 매우 존경받는 훌륭한 변호사였습니다. 불법적인 거래나, 자기 선전도 할 줄 모르고, 모든 사람에게 정당한 몫이 돌아가도록 최선을 다하는 사람으로 당연히 자신감이 넘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한 젊은 여자가 세느강에 뛰어들어 자살하는 모습을 보고도, 그녀를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충격을 받게됩니다. 그리고 진지하게 자신의 내면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동안 모범적이고 겸손과 미덕을 자신의 진정한 모습인 줄 알고 살아왔는데, 알고 보니 그것은 전부 자신을 과장하며 살았던 것이며, 자신의 내면의 세계는 그야말로 두 얼굴의 소유자, 야누스의 얼굴 그것이 전부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클레망스는 인간 본성에 숨어 있는 거짓의 모습을 점차 깨닫게 되면서 자신은 결코 순수하지도, 정직하지도, 정의롭고 겸손하지도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카뮤는 말하기를, 「모든 인간은 자기로부터 도망쳐 숨어산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더욱 절망케 하는 것은, 자신의 내면 세계의 현실을 숨기고, 자기로부터 도피를 한다고 해서, 그것들은 결코 없어지지 않으며, 그런 감정은 억제하면 할수록 문제는 더욱 더 깊어진다는 사실입니다. 도리어 억제된 감정들이 우리 인생의 또 다른 짐이 되며, 다른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예를 들면 남들 앞에서 좋은 사람으로, 멋진 사람으로 나타나기 위해 우리가 행하는 자기 모순적이며 가면을 쓴 모습들과, 그런 모순이 가져다 주는 역기능적인 결과와 그 가면이 벗어질까 두려워하는 것들입니다.
우리는 이 무겁고 두려운 짐들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런 의미에서 사도바울은 매우 정직하게 자신을 고백했습니다. 「내 속 곧 내 육신에 선한 것이 거하지 아니하는 줄을 아노니 원함은 내게 있으나 선을 행하는 것은 없노라」(롬7:18)고 고백하면서,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그런즉 내 자신이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육신으로는 죄의 법을 섬기노라」(24-25)고 절규했습니다. 너무도 솔직한 고백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신으로부터 도망가거나 숨지 마시고 있는 그대로를 직시하고, 있는 그대로를 정직하게 인정하고 고백해야 합니다. 문제가 없다고 잡아떼면 언제까지나 문제는 우리의 문제로 남지만, 고백하고 인정할 때, 문제는 도리어 승리를 향한 첫 발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주님은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솔직했던, 그리고 이 문제를 십자가 앞으로 가져왔던 바울을 복음의 위대한 일꾼으로 사용하셨습니다.
2005.7.3. 고 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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